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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수도의 인프라, 디자인과 예술

 AI 산업수도를 위한 디자인과 예술 (Designed by Spacecreator) 인프라, 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골격  한적한 국도를 따라 여행하다 보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골마을 구석구석까지 정돈된 도로와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고, 작지만, 알찬 체육공원과 복지시설이 마련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고 공동체 활동을 원활하게 하려고 구축된 ‘인프라(Infrastructure)’, 즉 사회적 기반 시설들이다. 일반적으로 인프라라고 하면 사회와 경제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가장 기초적인 시설이나 체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도로, 철도, 항만, 전기, 수도와 같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 시설뿐 만 아니라 교육, 의료, 법률, 행정과 같은 무형의 공공서비스 체계까지 폭넓게 포함된 다. 인프라는 경제 활동과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든든한 골격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수준 높은 인프라의 구축은 지역 발전과 국민 생활의 질을 결정짓는 필수적인 요소다. 인프라는 사회와 경제가 지속 가능하도 록 받쳐주는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으며, 개인이나 단일 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사회적 생산기반’ 혹은 ‘사회 간접 자본’의 성격을 띤다.  위기에 직면한 울산의 창의적 인프라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유형의 물리적 인프라와 마찬가지로, 디자인과 예술 역시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고 인간적인 도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창의적 인프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울산이 보유한 창의적 인프라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입시 자원의 급격한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역의 디자인 및 예술계열 학과들이 축소되거나 사라져가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는 도시의 [ 창의적 역량 ]을 근본적으로 약화하며, 결과적으로 도시의 매력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울산 시민이 수준 높은 문화 경험을 위해 인근의...

도시의 품격을 비추는 거울, 디자인과 건축

미래 도시 울산의 예상 이미지가 담긴 그림입니다. 강을 중심으로 양옆에 현대적인 고층 빌딩과 독특한 곡선 디자인의 건축물, 조경이 잘 된 공원과 인도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교와 석양이 어우러진 풍경입니다. 왼쪽 상단에는 "디자인이 도시를 바꾸고 건축이 미래를 만듭니다", 그 아래 작은 글씨로 "Ulsan, Design the Future"라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이미지 하단에는 "디자인과 건축이 바꾸는 울산의 미래 예상 이미지, design by Spacecreator

디자인과 건축이 바꾸는 울산의 미래 예상 이미지
(Designed by Spacecreator)

'신사의 품격'이 던진 화두

몇 년 전, 많은 이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다. 나는 그 드라마의 남성 주인공 직업이 건축가라는 점에 흥미를 느껴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지켜보았던 기억이 있다. 극 중의 달콤하고 쌉쌀한 서사도 흥미로웠지만, 나의 마음을 더 강력하게 끌어당긴 것은 드라마의 제목이 던진 근본적인 물음이었다. 과연 '신사의 품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말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신사(紳士)란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자를 의미한다. 또한 품격(品格)은 사람의 바탕과 타고난 성품, 혹은 사물에서 느껴지는 고귀한 품위를 뜻한다. 나는 이 정의를 접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는 과연 신사인가? 그리고 나는 그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이 물음에 자신 있게 답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세상을 보아도 진정한 신사를 만나기 힘들고, 품격 있는 행동을 목격하기조차 무척이나 어려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명의 디자이너로서의 시선으로 바라본 울산 건축과 울산 도시디자인은, 울산 미래에 어떤 품격을 새겨 넣을 수 있을까?

도시라는 드라마의 주인공, 시민

개인의 품격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도시의 품격으로 이어진다. 당시 새롭게 임기를 시작했던 울산시장은 시정 목표로 '품격 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을 내세웠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7대 비전 중 하나로 품격 있는 [문화도시] 울산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마치 '울산의 품격'이라는 제목의 새로운 드라마가 4년이라는 긴 여정을 시작한 것과 같았다.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의 연출자가 시장이라면, 실제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모든 울산 시민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도시의 품격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앞서 언급한 품격의 정의를 빌리자면, 도시의 품격이란 점잖고 교양 있는 시민정신을 가진 시민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품위 있는 도시의 형상이 결합하여 나타나는 총체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즉, 도시의 품격은 무형적인 역사와 문화, 유형적인 건축과 환경, 그리고 감성적인 요소 등 수많은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도시의 역사성과 예술적 수준은 품격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정신'이 되고, 도시의 물리적·시각적 이미지는 그 도시의 품위를 가늠하는 중요한 '태도'가 된다.

물리적 실체로서의 건축과 디자인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도시의 물리적·시각적 이미지의 실체는 결국 도시 공간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건축, 디자인, 그리고 [도시경관]이다. 이 요소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생태계인 도시 안에서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유산이며, 시공간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언어이다. 나아가 낯선 방문객들에게는 그 도시가 내비치는 첫 번째 환영의 인사와 같다.

이제 일상이 된 해외여행의 주된 목적은 대개 외국 유명 도시의 개성 있고 수준 높은 건축과 경관을 탐방하는 것으로 채워진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꽃보다 할배'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출연진이 방문한 도시의 건축과 디자인을 간접 경험하며, 그곳의 품격에 매료되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이처럼 품격 있는 도시의 건축과 경관은 누구나 기록하고 싶은 추억의 배경이 되며, 촬영된 사진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하여 새로운 방문객을 불러들인다. 즉, 도시의 품격 있는 디자인 그 자체가 최고의 관광 자원이자 경제적 가치임을 증명하고 것이다.

울산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라

우리는 다시 한번 냉정하게 자문해야 한다. 울산은 과연 품격 있는 도시인가? 우리 시민들이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건축물이나 도시 경관은 과연 얼마나 존재하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수준에 걸맞은 도시 이미지를 우리는 보유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해 시민 누구 하나 선뜻 확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 집안의 품격이 그 가족 구성원들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공동체적 책임감에 의해 형성되듯, 우리 삶의 터전인 울산의 품격 역시 우리 스스로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가다듬어야 완성될 수 있다. 진정한 품격 있는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울산의 디자인, 건축, 도시경관, [산업경관]에 대한 더욱 세밀하고 체계적인,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산업 도시와 생태도시를 넘어 창조 도시로 가는 길은, 오직 울산만의 정체성이 담긴 품격 있는 디자인과 건축을 통해서만 비로소 가까워질 수 있다. 우리가 만드는 디자인, 건축 하나하나가 울산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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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가 사라진 창의적 세상, 모두가 디자인 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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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지 말아야 할 것들, (구) 방어진중학교

대왕암공원 해변에서 바라본 (구) 방어진중학교 전경 (Photo by Spacecreator) 해파랑길에서 만나는 감동의 서사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슬도에 이르는 ‘해파랑길 8코스’는 [ 울산 가볼만한 곳 ]을 묻는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해변 길이다.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50km의 긴 여정 중에서도, 이곳만큼 압도적인 풍광과 깊은 울림의 이야기를 동시에 지닌 구간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늘을 가릴 듯 웅장하게 솟은 솔숲을 지나 대왕암의 굳센 기상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슬도로 향하다 보면, 우리는 낡고 방치되어 있으나 범상치 않은 위엄을 간직한 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구(舊) 방어진중학교 건물이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울산교육연수원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이 공간이 지닌 본질적인 장소성과 역사적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어진중학교’라는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방어진중학교의 전신은 1947년, 고(故) 이종산 선생이 "나라를 부강의 반석 위에 올려 세우는 원동력은 오로지 청소년을 교육하는 데 있다"라는 굳건한 신념으로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해 설립한 방어진 수산중학교다.  1959년 공립으로 전환된 후 현재의 본관 건물은 1971년에 지어졌으나, 그 뿌리에는 무려 50여 년이 넘는 세월의 무게와 한 인간의 고결한 희생정신이 깃들어 있다. 선생의 공덕비에 새겨진 “조국이 광복하매 그 모은 토지 3만 4,000평과 돈 200만 원을 다 바쳐서 방어진중학교를 세웠다”라는 글귀는 해파랑길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자연에 순응하는 겸손한 건축의 미학 대왕암공원을 거닐다 보면 공간과 시간, 그리고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조화로움을 발견하게 된다. 울창한 솔숲 사이에 조심스럽게 솟아 있는 울기등대는 딱 그만큼의 높이와 크기로 존재하며 공원의 매력을 빛내고 있다. 해변 길...

BIG의 현대 하이테크센터가 빚어낼 도시의 표정

비야케 잉겔스 그룹(BIG)이 설계한 현대차 울산 하이테크센터 투시도 (자료: 울산시) 행복한 우연과 기다려온 소식 나는 지난 4월, 경상시론을 통해 "울산에도 세계적 수준의 랜드마크 건축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당시 글의 끄트머리에서 세계적인 거장의 건축물을 실현하는 데 공공기관이 마주하는 여러 제약을 언급하며,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 그런데 기고 후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전해진 '울산 하이테크센터' 건립 소식은 그야말로 매우 행복한 우연이자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산업시설 건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울산 건축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미래의 울산 랜드마크가 어디에서 탄생할지를 결정짓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사가 보도되기 바로 전 주,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해당 건축가 그룹의 영상을 시청하며 토론했던 터라 그 감회는 더욱 묘하고도 특별했다. 디자이너로서의 시선으로 바라본 BIG의 울산 하이테크센터는, 울산 미래에 어떤 랜드마크의 품격을 새겨 넣을 수 있을까?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 남구 여천동에 들어설 '울산 하이테크센터'는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가 이끄는 BIG(Bjarke Ingels Group)이 설계를 맡았다.  BIG은 같은 시기에 진행된 [ 울산 세계적 공연장 국제 설계 공모 ]에도  참여하여, 울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울산의 대표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약 2,500억 원을 투자하여 건립하는 이 공간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복합 공간'을 지향한다. 단순한 정비 공장을 넘어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진단과 관리는 물론, 첨단 기술 기반의 맞춤형 시승과 체험이 이루어지는 미래형 자동차 경험의 장이 될 전망이다.  고정관념을 깨는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 건축 그룹 BIG을 설립한 비야케 잉겔스는 현대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