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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복지로서의 유니버설 디자인

Universal Design이 적용된 New york의 쌈지공원 (photo by Spacecreator) 복지의 사각지대, 우리가 사는 도시 공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쟁이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복지의 범위와 재원 마련을 두고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지만, 정작 시민들이 매일 숨쉬며 살아가는 삶의 터전인 도시 공간과 건축물이 제공하는 ‘공간 복지’ 에 대한 논의는 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시 공간이 제공하는 공간 복지는 어떠한 논란의 여지도 없이 모든 시민에게 평등하고 보편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기본권이다.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과연 울산의 도시 공간과 건축물이 제공하는 공간 복지의 수준은 만족스러운가? 울산은 공간 복지에 대한 명확한 정책적 개념을 정립하고 있는가? 나는 울산의 거리를 걸을 때마다 늘 편안함보다는 불안함을 먼저 느낀다. 울산을 대표하는 도심인 삼산동 일대를 지날 때면, 인도의 과도한 기울기로 인해 건장한 성인조차 보행의 불편함을 호소하곤 한다. 만약 비나 눈이 내려 바닥이 미끄러워진다면, 길을 걷는 내내 느껴지는 긴장감은 더 고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길거리마다 난립한 도시 시설물과 [ 불법 광고물 ], 그리고 사용자에 대한 세밀한 배려 없이 제각각 설치된 공공사인물들은 울산이라는 도시가 시민을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울어지고 홈이 파인 채 군데군데 끊겨 있는 거리를 걸을 때마다, 이험난한 길을 어린이나 고령자, 혹은 장애가 있는 이들이 어떻게 지나갈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유니버설 디자인, 보편적 존중의 시작 도시의 품격과 문화의 근원에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존중받고,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정받는 보편성이 전제되어 야 한다. 울산 시민은 물론 울산을 찾는 방문객 누구나 차별 없이 도시 공간과 건축물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즉 공간 복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공간 복지로서의 유니버설 디자인

뉴욕 도심 속 쌈지공원(Pocket Park) 전경. 균일한 간격으로 식재된 활엽수 가로수군 아래 모래 바닥에 소형 테이블과 의자가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으며, 단차 없이 평탄하게 이어진 벽돌 포장 광장이 전면에 펼쳐진다. 좌우로 현대적인 고층 빌딩이 둘러싼 도심 한복판에 조성된 이 공간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핵심 원칙인 접근성과 포용성을 갖춘 공공공간의 사례를 보여준다. photo by Spacecreator.

Universal Design이 적용된 New york의 쌈지공원
(photo by Spacecreator)

복지의 사각지대, 우리가 사는 도시 공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과 같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쟁이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복지의 범위와 재원 마련을 두고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지만, 정작 시민들이 매일 숨쉬며 살아가는 삶의 터전인 도시 공간과 건축물이 제공하는 ‘공간 복지’ 에 대한 논의는 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시 공간이 제공하는 공간 복지는 어떠한 논란의 여지도 없이 모든 시민에게 평등하고 보편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기본권이다. 우리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과연 울산의 도시 공간과 건축물이 제공하는 공간 복지의 수준은 만족스러운가? 울산은 공간 복지에 대한 명확한 정책적 개념을 정립하고 있는가?

나는 울산의 거리를 걸을 때마다 늘 편안함보다는 불안함을 먼저 느낀다. 울산을 대표하는 도심인 삼산동 일대를 지날 때면, 인도의 과도한 기울기로 인해 건장한 성인조차 보행의 불편함을 호소하곤 한다. 만약 비나 눈이 내려 바닥이 미끄러워진다면, 길을 걷는 내내 느껴지는 긴장감은 더 고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길거리마다 난립한 도시 시설물과 [불법 광고물], 그리고 사용자에 대한 세밀한 배려 없이 제각각 설치된 공공사인물들은 울산이라는 도시가 시민을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울어지고 홈이 파인 채 군데군데 끊겨 있는 거리를 걸을 때마다, 이험난한 길을 어린이나 고령자, 혹은 장애가 있는 이들이 어떻게 지나갈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유니버설 디자인, 보편적 존중의 시작

도시의 품격과 문화의 근원에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존중받고,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정받는 보편성이 전제되어 야 한다. 울산 시민은 물론 울산을 찾는 방문객 누구나 차별 없이 도시 공간과 건축물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즉 공간 복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이런 공간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전면적인 도입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나이, 성별, 장애 유무, 체격, 능력, 계층, 인종과 같은 사용자의 개별적 특성이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제품과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로 ‘보편적 디자인’으로 번역되기도 하는 이 개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핵심 철학은 모든 사람이 인생의 특정한 시점에서 반드시 특정한 형태의 장애를 경험한다는 전제에 있다. 이는 고령화에 따른 신체적 기능 저하나 장애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일시적인 신체 제약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유니버설디자인은 특정한 상황에 있는 소수자를 위한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현재의 장애 여부나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가 미래에 누리게 될 직접적인수혜임을 인식해야 한다.

세계적 흐름과 울산의 과제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를 겪고 있던 미국의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에 의해 처음 제창되었다. 전쟁이나 재해,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장애 인구의 증가와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라는 시대적 필요성이 그 배경이 되었다. 우리가 복지 국가의 모델로 삼는 노르웨이의 경우, 국가 복지 정책의 근간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채택하여 2025년까 지 모든 국민에게 완전히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을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정책은 건축과 교통은 물론, 야외 공간 계획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에 걸쳐 법안과 규제로 촘촘히 실행되고 있다. 선진 도시를 방문했을 때, 장애인과 고령자가 일반인과 차별 없이 공간을 이동하고 도시 생활을 즐기는 모습에서 우리가 느끼는 부러움은 바로 이런 체계적인 디자인 정책의 결과물이다.

서울시와 경기도에는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조례가 도입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와 디자인 활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초등학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교육을 시행하여 상당한 교육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 평등이라는 선진 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체득하게 하는 훌륭한 방법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의 전환 속도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도시 공간 디자인과 행정 서비스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 요건이다. 모두에게 편리한 도시가 곧 모두가 [행복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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